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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구.바드리시오입니다.


제목 : 자신에 대한 인식
루카.18.35-43   2007-11-19 04:25:58, 조회:1,009, 추천:54
   



      수도원을 찾아오는 많은 신자분들이 면담을 통해 자신의 문제나 어려움들을
      토로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그냥 들어주기만 해도 마음속에 응어리졌던
      아픔들이 조금은 풀어지는 듯합니다. 또 어떤 경우, 자신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내다 스스로 실타래처럼 얽힌 문제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보곤 합니다.
      저로선 아무것도 한 일이 없지만 참으로 보람과 기쁨이 느껴지곤 합니다.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지요. 자신의 처지를 올바로
      인식할 때에 구원이 찾아올 수 있습니다. 많은 경우 자신의 비참한 처지에
      대해 실망하며 마냥 슬퍼하고 아파하는 것으로 그치지만, 더 나아가 하느님의
      도우심을 필요로 하는 존재임을 자각할 수 있다면 진실한 기도가 시작되는
      출발점입니다. 자신이 처한 상황, 즉 자기의 힘으로 어찌해볼 수 없는 것을
      통감하며 하느님의 자비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고백할
      수 있을 때 해결의 실마리는 보이기 시작합니다. 참된 신앙이 싹트는 순간입니다.
      그때에야 비로소 내 스스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는 ‘오래된 착각’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테지요. 자비를 베풀어달라고 애원하는 예리고 소경의 바람을
      예수님이 모르셨을 리는 없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당신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시는 예수님은 소경이 자신의 처지를 올바로 인식하고,
      눈을 뜨고자 하는 의지를 불러일으키게 하고 싶으셨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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