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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구.바드리시오입니다.


제목 : 씨 뿌리는 사람이 씨를 뿌리러 나갔다
마르코.4,1-20   2020-01-28 15:51:33, 조회:3, 추천:0
      
       
      
      씨앗의 운명이 땅에 떨어져 열매를 맺는 것으로 정해져 있다면, 더욱 많은 열매를 
      맺는 것이 좋을 테지요. 
      서른 배보다는 예순 배, 예순 배보다는 백 배의 열매가 백번 나은 것이겠지요. 
      그러나 씨앗을 우리 삶에 빗대어 보자면, 씨앗이 뿌려진 흙의 상태가 천차만별이라 
      열매를 얼마나 맺을지 가늠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일까요, 늘 많은 열매를 맺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며 오늘도 얼마간의 
      요행을 바라며 삶의 씨앗을 곳곳에 뿌려 보기도 합니다.말씀을 씨앗에 빗대어 
      표현하는 예수님의 가르침도 다양한 땅의 모습을 염두에 둔 흔적을 담아냅니다. 
      길, 돌밭, 가시덤불, 그리고 좋은 땅 ……. 
      어찌 보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길과 돌밭, 가시덤불에 떨어져 버린 말씀의 
      씨앗은 온갖 역경에 내던져진 가엾은 존재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무조건 열매를 맺어야 한다는 논리는 그 씨앗에게는 크나큰 상처일 수 
      있겠지요.교회의 역사 속에 열매 맺지 못한 말씀의 씨앗도 있었지만, 말씀은 끊이지
       않고 우리 신앙인의 삶 속에 울려 퍼졌습니다. 
      이른바 신자유주의식의 경쟁적 말씀 선포와 승리주의의 우월적 선교는 진정한 
      말씀의 선포가 아닐 것입니다. 
      말씀은 길과 돌밭, 가시덤불 속에서 뿌려졌고, 그런 말씀의 아픔들이 있었기에 
      어딘가에 열매를 맺는 말씀의 기쁨들이 생겨난 것이겠지요.오늘의 아픔을 제거한 
      자리에 말씀이 열매 맺지 않습니다. 
      아픔 속에 아파하는 이들 덕택에 오늘의 신앙이 따사로운 햇살 속에 무럭무럭 자라는
       것입니다. 열매 맺는 씨앗 옆에 숨 막혀 죽어 가는 씨앗들이 있음을 기억해야겠습니다. 
      (박병규 요한 보스코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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