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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구.바드리시오입니다.


제목 : 예수님은 누가 죽였을까?
한마음   [누리집] 2018-03-07 07:43:22, 조회:243, 추천:33
      
       
      
      예수님은 누가 죽였을까? 
      
       우리는 지금 주님의 죽음을 묵상하는 사순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사순시기를 
      보내면서 떠오르는 한 가지 의문은‘예수님의 죽음에 대한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라는 생각입니다.
      우리는 사도 신경을 통해 다음과 같이 고백합니다. 
      “본시오 빌라도 통치 아래서 고난을 받으시고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고 묻히
      셨으며...” 언뜻 이 고백은 예수님의 죽음에 대한 책임은 본시오 빌라(Pontius            
       Pilatus; 일명 빌라도 총독)에게 있는 것으로 생각 됩니다. 실제로 예수님에 대해
       사형선고를 내린 이는 당시 유대 총독이었던 빌라도였기 때문입니다.(마르 15,6-15; 
      요한 19,13-16 참조)
      그러나 복음서의 내용들을 종합적으로 보면 예수님의 죽음에 대한 책임이 단지 
      빌라도에게만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일부 유다인(바리사이)들은 예수님의 공생활 초기부터 예수님을 어떻게 없앨까를 
      모의하였습니다.(마르 3,6 참조) 수석 사제들과 바리사이들은 예수님을 그대로 두었
      다가는 사람들이 모두 예수님을 믿을까 걱정하였을 뿐만 아니라, 로마인들이 와서
       성전과 유다 민족을 짓밟을 것을 두려워하였습니다.(요한 11,48 참조) 또한 최고 
      의회는 예수님께서 하느님을 모독하였기에 죽을죄를 지은 것으로 선언하기도 하였
      습니다.(마태 26,66) 다만 그들에게는 누구를 죽일 권한이 없었으므로(요한 18,31 
      참조) 예수님을 정치적 반역자로 고발하여 빌라도 총독 앞으로 끌고 갔던 것입니다
      .(루카 23,2 참조) 결국 빌라도 총독은 예수님을 사형에 처하라고 정치적으로 위협
      하는 대사제들에게 굴복하여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유다인들에게 넘겨
      주었습니다.
      
      자칫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의 죽음을 유다인들 전체의 탓으로 돌리기도 하는데, 
      이는 예수님을 재판하는 과정에서 유다인들이 “그 사람의 피에 대한 책임은 우리와
       우리 자손들이 질 것이오.”(마태 27,25)라고 외쳤기에 그렇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교회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당시에 살고 있던 모든 유다인에게 그리스도 
      수난의 책임을 차별 없이 지우거나 오늘날의 유다인들에게 물을 수는 없는 일이다.”
      (비그리스도교 선언, 4항)라고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오히려 교회는 예수님의 
      처형에 대한 가장 중대한 책임을 유다인이 아닌 ‘그리스도인들’에게 돌리며, “계속
      해서 죄에 다시 떨어지는 사람들이 이 무서운 잘못에 책임이 있는 사람”(가톨릭교회
      교리서, 598항)이라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께서는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이 2,000년 전의 죽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악습과 잘못을 저지르는 우리의 삶과 얼마나 깊은 관계가
       있는지 분명히 말씀하고 계십니다.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은 것은 마귀들이 아니라, 바로 당신이 악습과 죄를 즐김
      으로써 마귀들과 함께 주님을 못 박았으며, 지금도 못 박고 있는 것입니다”
      (성 프란치스코.「권고」 5,3)
      사순 시기에 단순히 예수님의 수난과 십자가 죽음을 묵상한다는 것은 단지 예수님의
       아픔과 고통을 상상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것은‘내 잘못과 죄 
      때문에 고통 받으시는 예수님’을 묵상하며 내 자신의 삶을 겸손하게 성찰하는 것 
      이어야 합니다.
      지금부터라도 다음 주에 있을 본당 합동판공성사를 준비하며 자신의 삶을 겸손하게 
      성찰하는 한주간이 되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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