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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조지아 오키프 '빨간 칸나'
한마음   [누리집] 2010-08-06 04:15:17, 조회:1,278, 추천:18
      
       
      
      
      언젠가 문화회관에서 본 연극이 기억난다. 남녀가 성교할 때 내는 여자의 
      교성만을 모은 일인극이었다. 무대며 형식은 아주 단순했다.
      극적 서사는 일체 없고 배우의 멘트와  간단한 동작,그리고 목소리만으로 
      연기를 하는 연극이었다.
      그 중에서 기억에 남는 장면이 여자가 오르가슴에 도달하는 순간의 연기였다.
      그것은 막 꽃이 터지는 찰나였다.
      짐승의 울부짖음 같은, 고통과 환희가 범벅된 절정의 교성이 어찌나 리얼하고 
      대담했던지 관중석에서 박수와 폭소가 함께 터져나왔다.
      
      그 비오는 오후,여자 배우의 질펀한 연기를 보고 오면서 성과 사랑,그리고 
      여성인 나란 존재의 실존 따위를 생각했었다.
      조지아 오키프의 이 그림,'빨간 칸나'(1924)를 보면 그 연극이 떠오른다
      불타오르는 빨간 색채,현미경으로 들여다본 듯이 확대된 화면,조화로운 
      선과 추상적 꽃의 형상들이 마치 절정에 도달한 대담하고도 당당한 여자 같다.
      
      그녀의 꽃은 단순한 꽃이 아니다. 눈에 보이는 대로의 아름답기만한 꽃과는 
      사뭇 다르다. 여성의 성적 표출이 은유적으로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빨간 칸나'를 비롯한 꽃그림들은 여성의 성을 수치스럽게 느끼지않고 
      솔직하게 표현한다.
      그녀의 그림들에 나타나는 부푼 언덕이나 깊은 계곡,틈이 열린 공간 같은 
      것들도 성적 암시가 강하다.
      '빨간 칸나'는 강렬하다.
      V자형 구도 때문일까. 화면 전체는 에너지로 충만해 있다.
      '빨간 칸나'는 남성에게 보여지고 소유되는 존재로서의 꽃이 아니라 여성 자신의 
      주체적이고 자의식적인 꽃이다.
      
      울밑에 선 봉선화가 아니라 뜨거운 햇빛을 받아 열정을 뿜어내고 선 칸나인 것이다.
      오키프가 태어난 19세기가 어떤 시기인가. 미술사는 응당 남성을 위한 것이었고 
      여성이 화가로 성공한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여성의 교육,사회제도,관습 따위가 그것을 철저히 가로막고 있었다.
      그런 악조건에서도 그녀는 유럽 모더니즘의 조류에 휩쓸리지 않고 독자적 세계를 
      펼쳤다.
      초기에는 에로티시즘 해석에 시달려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했으나 그녀의 
      페미니즘적 경향은 곧 인정되었다.
      여성의 생물학적이고 성적인 특성을 신체 이미지를 통해 드러내면서 주체성을 
      탐구하는 그녀의 작업은 다분히 페미니즘적이다.
      
      그 녀의 식물 모티브는 여성의 음부와 유사하다.
      이처럼 그녀는 신체적 경험과 관련된 여성의 본질을 진솔하고도 과감하게 
      자연에 투사했다. 그리하여 자신의 여성적 경험을 구체화한 것이다.
      그러므로 '빨간 칸나'는 당당하다.
      여성의 성기 모습을 담고 있는 꽃은 화면의 중심핵을 이룬다.
      또 화면을 거의 덮을 만큼 커다랗게 확대되어 있어서 연약하지 않고 당당한 
      꽃으로 피어난다.
      이런 조감도적인 시점이 꽃을 확대해서  그리는 그녀의 주요한 양식상의 
      특징이다.
      그녀는 대상에서 받은 영감을 일상적인 맥락으로부터 해방시켜 새로운 
      회화적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오키프의 꽃그림은 독창적이다.
      아, 이런 게 바로 스타일이라는 거구나 싶다.
      그녀에게서 꽃은 자연과 생에 대한 경이로움의 표현이고 그것을 화면에 
      고스란히 옮겨놓은 것이다.
      
      '빨간 칸나'를 보면 사랑에 빠진 화가의 주체할 수 없는 뜨거운 감정이 
      점점 상승하여 드디어 절정에 도달할 것 같다.
      이만큼 아름답고 격렬한 상징성을 담은 꽃 그림이 또 있겠는가. 
      사랑에서든 생에서든 누군들  이런 한 순간을 꿈꾸지 않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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